[사물 일기] [사물 일기] 제자들의 발: "낮고 축축한 방바닥, 무릎 꿇은 스승의 수건 끝에서 풀어지는 굳은살의 기록"
👣 01. 낮고 축축한 마룻바닥의 침묵, 등불 빛도 비끼어 가던 음지의 실존 우리는 줄곧 몸의 가장 어두운 음지에서 세상의 모든 거친 하중을 묵묵히 지탱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화려하게 빛나는 머리칼이나 거침없이 세상을 지휘하는 손가락만을 귀하게 여길 뿐, 온갖 진흙과 짐승의 오물로 얼룩진 우리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거칠게 가공된 가죽 끈에 묶여 유대의 메마른 바위 지대를 딛고 서서, 갈라진 틈새마다 붉은 피를 삼키며 하루의 고단함을 버텨내는 비천함 그 자체였습니다. 방 안에는 기묘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등불이 어렴풋이 비추는 탁자 위에서는 누가 스승의 오른편에 앉을 것인가를 두고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고 갔습니다. 그 오만한 마음들이 빚어내는 높은 공기 아래에서, 우리 발들은 여전히 한 모금의 물도 얻지 못한 채 허연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차가운 방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었습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크게 들이쉬는 제자들의 거친 숨소리와 탁자 위를 스치는 빈 그릇들의 둔탁한 마찰음이 등 뒤를 무겁게 때렸고, 오랜 행군으로 발바닥 깊은 곳에서부터 욱신거리는 묵직한 통증이 방바닥의 냉기와 함께 눅눅하게 엉겨 붙었습니다. 세상이 흔히 말하는 서열과 이익의 계산법대로라면, 우리는 이 만찬의 자리가 끝날 때까지 그저 어두운 탁자 밑에 감추어져 있어야 할 흉측한 부위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낮고 구석진 곳에 방치되어 있던 우리의 거친 굳은살은 소외의 흔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