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Logos] 무덤 돌의 비명: "죽음의 빗장을 꺾은 그 음성을 기록하다" (요한복음 11장)
무덤 돌의 비명: "죽음의 빗장을 꺾은 그 음성을 기록하다" (요한복음 11장)
01. 어둠을 봉인한 자의 고독한 무게
나는 베다니 외곽, 바위산을 깎아 만든 동굴 입구를 틀어막고 있는 '거대한 원형 돌'입니다.
나의 존재 이유는 단 하나,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를 완벽하게 분리하는 것입니다. 내 피부는 이끼와 먼지로 뒤덮여 차갑고 단단하며, 내 등 뒤로는 단 한 점의 빛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인 어둠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나사로라는 사내가 내 안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그의 마지막 숨결이 흩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를 굴려 입구를 봉인했죠. 그때 내 몸을 타고 흐르던 것은 슬픔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거대한 권력이 주는 '차가운 안정감'이었습니다. 나는 누구도 이 문을 열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공감각적 기록: 무덤의 대기]
촉각: 눅눅한 지하의 습기와 시신을 감싼 세마포에서 풍기는 침침한 냉기가 나의 안쪽 벽을 핥고 지나갑니다.
후각: 썩어가는 육신이 내뿜는 진하고 무거운 죽음의 향취, 그리고 그것을 덮으려는 향료의 매캐한 냄새가 내 모공 사이사이에 박힙니다.
청각: 밖에서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지만, 내 안쪽에서는 오직 정적만이 고체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02. 균열: 존재를 뒤흔든 눈물과 음성
그날, 평소와 다른 진동이 나를 깨웠습니다. 무덤 밖에서 누군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 울음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죽음이라는 부조리를 향한 '거룩한 분노'이자, 피조물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창조주의 신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들려온 명령.
"돌을 옮겨 놓으라."
사람들의 손이 내 몸에 닿았습니다. 그들은 주저했습니다.
"주여, 죽은 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
하지만 그분의 의지는 나의 육중한 하중보다 더 강력하게 나를 밀어냈습니다.
내가 서서히 옆으로 굴러가며 빛의 경계선이 생기는 순간, 나는 보았습니다. 나사로의 시신을 덮고 있던 어둠이 그분의 광채 앞에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것을요.
마침내 그분이 외치셨습니다.
"나사로야 나오라!"
그 음성은 파동이 아니라 '명령'이었습니다.
그 소리가 내 몸을 통과할 때, 나는 수천 년간 유지해온 나의 단단한 분자 구조가 일순간 해체되었다가 다시 조립되는 듯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죽음의 법칙으로 꽉 잠겨 있던 내 등 뒤의 빗장이 그 음성 한마디에 맥없이 꺾여 나갔습니다.
03. 통렬한 자정: 당신은 무엇을 봉인하고 있습니까?
오늘, 나사로를 가두었던 이 무거운 돌의 시선을 통해 우리 내면의 무덤을 성찰(Self-purification)해 봅시다.
회개: '나흘이나 된' 절망을 방치한 죄 우리 안에도 나사로처럼 죽어 썩어가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미 늦었다", "벌써 냄새가 난다"며 스스로 포기하고 무거운 돌로 봉인해버린 꿈, 관계, 그리고 믿음의 불씨들... 주님이 돌을 옮기라 하실 때, 우리는 "이미 부패했다"는 논리로 주님의 권능을 제한하지 않았나요? 죽음의 냄새를 핑계로 생명의 빛을 거부했던 나의 불신을 통렬히 자복합니다.
자정: 내 귀를 막고 있는 '침묵의 돌' 당신은 혹시 주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도록 스스로의 마음을 돌로 틀어막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의 상처와 실패라는 하중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를 무덤 속에 가둔 채 어둠과 동화되어 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돌인 나조차 그분의 음성에 반응하여 몸을 움직였는데, 당신의 심장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는 돌덩이로 남아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04. 결론: 수의를 벗고 생명의 빛으로
나사로는 걸어 나왔습니다. 수족을 베로 동인 채, 얼굴은 수건에 싸인 모습이었지만 그는 분명히
살아 있었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
삶의 결단: 이제 당신의 무덤 돌을 굴려 버리십시오. 주님의 음성이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 죽음의 냄새가 진동하던 당신의 과거에서 당당히 걸어 나오십시오.
새로운 소속: 당신을 묶고 있던 세마포와 수건을 벗어 던지십시오. 당신은 더 이상 어둠의 소유가 아닙니다. 생명의 주권자이신 그분의 음성에만 반응하는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십시오.
오늘 밤, 당신의 닫힌 무덤 문을 두드리는 그분의 눈물 어린 음성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나사로야, 나오라!"
그 부름이 바로 당신을 향한 해방의 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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