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일기] [사물 일기] 제자들의 발: "낮고 축축한 방바닥, 무릎 꿇은 스승의 수건 끝에서 풀어지는 굳은살의 기록"
👣 01. 낮고 축축한 마룻바닥의 침묵, 등불 빛도 비끼어 가던 음지의 실존
우리는 줄곧 몸의 가장 어두운 음지에서 세상의 모든 거친 하중을 묵묵히 지탱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화려하게 빛나는 머리칼이나 거침없이 세상을 지휘하는 손가락만을 귀하게 여길 뿐, 온갖 진흙과 짐승의 오물로 얼룩진 우리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거칠게 가공된 가죽 끈에 묶여 유대의 메마른 바위 지대를 딛고 서서, 갈라진 틈새마다 붉은 피를 삼키며 하루의 고단함을 버텨내는 비천함 그 자체였습니다.
방 안에는 기묘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등불이 어렴풋이 비추는 탁자 위에서는 누가 스승의 오른편에 앉을 것인가를 두고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고 갔습니다.
그 오만한 마음들이 빚어내는 높은 공기 아래에서, 우리 발들은 여전히 한 모금의 물도 얻지 못한 채 허연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차가운 방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었습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크게 들이쉬는 제자들의 거친 숨소리와 탁자 위를 스치는 빈 그릇들의 둔탁한 마찰음이 등 뒤를 무겁게 때렸고, 오랜 행군으로 발바닥 깊은 곳에서부터 욱신거리는 묵직한 통증이 방바닥의 냉기와 함께 눅눅하게 엉겨 붙었습니다.
세상이 흔히 말하는 서열과 이익의 계산법대로라면, 우리는 이 만찬의 자리가 끝날 때까지 그저 어두운 탁자 밑에 감추어져 있어야 할 흉측한 부위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낮고 구석진 곳에 방치되어 있던 우리의 거친 굳은살은 소외의 흔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이 땅의 모든 권세를 지닌 분이 어떻게 가장 비천한 바닥으로 당신의 몸을 낮추시는지, 그 위대한 사랑의 깊이를 온몸으로 받아내기 위한 고요한 대기의 순간이었습니다.
🐪 02. 가죽 샌들 끈 사이에 갇힌 채 서열을 향해 질주하던 완고한 보행
방 안에는 서로 닮은 모양을 한 열두 쌍의 발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주인을 따라 척박한 광야와 가파른 산길을 걷고 또 걸으며 우리가 몸에 익힌 것은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거친 신발의 울타리 속에 갇힌 채 주인의 이기적인 목적을 따라 사방으로 허겁지겁 뛰어다니며, 세상의 위선과 때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상황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상석을 차지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타인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발가락에 잔뜩 힘을 주며 전력 질주하는 것이 주인들의 오랜 습관이었습니다.
그 완고한 습관이 가져온 결과는 언제나 영혼의 거친 갈라짐과 결코 씻기지 않는 영적 더러움뿐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종들의 몫인 물동이를 들고 와 이 더러운 발을 씻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부르튼 살점과 먼지가 뒤엉킨 채 어둠 속에 방치되던 그 순간, 우리는 우리의 실존이 이대로 무미건조하게 무너질 것이라 믿었습니다. 사방의 문이 단단히 닫힌 것만 같은, 캄캄한 정체의 밤이었습니다.
🌊 03. 주판알을 깨부수는 물빛, 존재의 장부를 지우는 거룩한 자정
우리는 더 이상의 회복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시선은 언제나 부유한 자들의 머리 위에만 머물렀고, 낮아짐을 거부하는 자들의 완악한 태도는 우리의 피부를 더 단단한 굳은살로 덮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순간, 방 안의 정적을 깨뜨리는 묵직한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스승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가만히 벗어두시고, 하얀 수건을 가져와 허리에 두르셨습니다.
그것은 권력을 쥔 자들의 당당한 걸음걸이가 아니었습니다. 진짜 창조주께서 우리의 더러운 허물 한복판으로 당신의 전 실존을 수직으로 던지신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지독한 흙먼지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넓은 대야에 맑은 물을 채워 오시더니, 흉측하게 부르튼 열두 쌍의 발 앞에 묵묵히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서늘하고 맑은 물이 우리의 갈라진 살갗에 닿고, 스승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발가락 사이사이에 낀 오물을 씻어내기 시작했을 때, 내면을 짓누르던 모든 피로와 정죄의 무게는 산산이 조각나 흐려졌습니다.
효율과 이익을 따지는 세상의 주판알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파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스승에게 우리는 거리에 나뒹구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당신의 온몸을 낮추어 섬겨야 할 고귀한 생명이었습니다.
거친 수건의 결이 우리의 물기를 따뜻하게 닦아낼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존엄한 존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 04. 자존심의 겉옷을 벗고 다시 맑은 물을 퍼 올리는 삶의 태도
스승의 거친 손길이 남긴 온기는 즉각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강력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대야에 담겼던 물이 주인의 발을 지나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비로소 낡은 울타리를 깨부수고 나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일이 뜻대로 안 풀리거나 실수를 하더라도 짜증 내지 말고 신나서 처음 기분으로 다시 하는 마음이야말로 이 낮은 바닥에서 깨달은 삶의 지혜입니다.
타인의 허물을 감싸 안는 묵묵한 대야 준비하기: 주변이 거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때, 비난의 말을 거두고 마음의 대야에 깨끗하고 진솔한 위로의 물을 채우십시오. 가장 낮은 곳에서 소리 없이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 영혼을 본질적으로 치유합니다.
짜증을 신나는 기분으로 치환하여 새벽의 행군 시작하기: 세상이 매긴 서열이나 수치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질 때, 자존심이라는 무거운 겉옷을 미련 없이 벗어던지십시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발이 진흙탕에 빠진 것 같더라도, 원망을 거두고 이 길을 처음 나섰을 때 가슴을 뛰게 했던 그 순수한 심장박동을 기억해 내십시오. 신나서 다시 맑은 물을 퍼 올릴 때, 우리를 억누르던 모든 정체의 밤은 물러가고 새로운 행군이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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