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Logos] 요한복음 4장 : 버려진 물동이의 수기 - "갈증의 연대기를 끝내다"
요한복음 4장 : 버려진 물동이의 수기 - "갈증의 연대기를 끝내다" 01. 지글거리는 정오, 비참을 담는 그릇 화끈화끈. 사마리아 수가성의 정오는 지옥의 불길 같습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길 위로, 나는 오늘도 그녀의 마른 어깨에 매달려 우물로 향합니다. 나는 그녀의 유일한 혈육이자, 평생의 수치심을 담아 날라온 '낡은 흙구이 물동이'입니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목덜미를 움켜쥘 때마다 버석거리는 거친 살결의 감촉이 전해집니다. 내 안감에는 어제 길어 올린 물의 비릿한 잔향과, 그녀가 몰래 쏟아냈을지도 모를 눅눅한 한숨이 배어 있습니다. 끼릭, 끼릭. 우물 속으로 하강할 때의 밧줄 소리는 언제나 불길했습니다. 그것은 채워도 채워도 다시 비워질 수밖에 없는, 그녀의 '밑 빠진 인생'을 비웃는 조롱 소리였기 때문입니다. 02. 맥박의 폭주, 비밀이 발가벗겨진 순간 낯선 유대인 남자가 말을 건넸을 때, 나는 그녀의 어깨가 파르르 떨리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그 남자의 음성은 서늘하면서도 단단했습니다. 내 흙 벽을 뚫고 들어온 진동은 내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낡은 찌꺼기들을 사정없이 휘저었습니다. "네 남편을 불러오라" 그 문장이 공중에 뿌려진 순간, 그녀의 맥박은 쿵쾅쿵쾅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그 충격파에 내 안의 물들이 꿀렁 거리며 요동쳤습니다. 5명의 전 남편, 그리고 지금의 이름 없는 남자까지... 그녀가 겹겹이 닫아걸었던 비밀의 빗장이 그분의 시선 아래서 우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나는 그때 느꼈습니다. 이분은 내 입술을 축일 물을 찾는 분이 아니라, 주인님의 영혼 속에 고여 썩어가던 '정죄의...